이기는 투자(원제: Beating the Street)는 피터 린치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를 퇴사하고 집필한 세 권의 투자서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미 첫번째 책인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원제: One Up on Wall Street)를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기는 투자를 골랐다.
'월가를' 이기는 투자
원제는 Beating the Street니까 번역판은 ‘월가를’ 이기는 투자에서 앞부분이 생략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인 월가의 영웅에서 피터 린치는 보다 일반적인 투자 기본을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해당 기법을 바탕으로 어떻게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내는지 실제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피터 린치는 은퇴 후에도 한동안 잡지나 TV에서 저평가된 주식 종목을 추천했는데 이 책에서는 ‘배런스’라는 잡지에서 추천한 종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피터 린치가 실제 투자에서 자신의 원칙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너무나 상세한 분석
아쉽게도 이 책은 그리 쉬운 책은 아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피터 린치가 배런스에 추천한 종목들은 미국 투자자에게 익숙한 종목이 많다(몇몇은 미국 투자자에게도 익숙하지 않다). 이 책을 90년대에 쓴지라 더욱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피터 린치의 투자 원칙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변하지 않는 황금 같은 내용이지만 예시로 든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
책의 후반부는 배런스에 추천한 다수 기업의 사업 현황과 재정 상황을 반복해서 재확인하는 내용인데 매우 귀중하지만 어렵고 읽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섹터를 가리지 않고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피터 린치의 성향상 각종 분야의 기업이 다 등장하는데, 모든 분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피터 린치의 센스 넘치는 유머와 훌륭한 글 솜씨가 아니었다면 완독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채권을 선호하는 사람은 자기가 뭘 놓치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귀중한 부분은 초반에 나왔다. 프롤로그인 채권으로부터의 탈출은 채권에 대해 비판적인 피터 린치의 시각을 과감히 보여준다. 최근 채권 구매를 고려하던 내가 다시 고심하게 만들었다. 첫 장을 여는 성 아그네스 학원 학생들의 투자 성과는 다시 봐도 놀랍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학생들이 월가를 앞지르는 투자 성과를 냈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피터 린치가 반갑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마치며
전작에서 전한 투자 철학을 실제 사례와 함께 생동감 있게 담아냈지만 그만큼 20년대 한국 투자자가 읽기는 조금 더 어려워졌다. 이 책은 소설책처럼 한 권 전체로 후기를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읽으며 각 챕터 별로 후기를 써볼까 생각이 든다. 특히 책의 자료가 피터 린치가 집필하던 90년대까지만 있는데 그 후 20년 이상 데이터가 쌓였으므로 추가해서 비교해보면 좋을 듯하다.